“한국은 다문화엔 관심이 많지만 이주노동자에 대한 관심은 적습니다. 이주민 125만명 중 52%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미얀마 민주화 활동가 아웅틴 툰(35·사진)이 31일 오후 7시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아시아인권센터가 주관한 이주노동자 현실에 관한 강연회를 가졌다.

‘이주민과 다문화 그리고 정책’ 강의 후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의 다문화 점수를 ‘100점 만점에 50점’으로 평가했다. “도움을 주려고는 하지만 홍보가 부족해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못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다문화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는지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주의 잘못으로 불법 체류자가 되는 이주민 노동자들이 많다”면서 고용주가 잘못을 인정해도 비자 연장이 안 되는 등 제도상의 허점을 제기했다.

아웅틴 툰은 한국이 진정한 다문화 사회가 되기 위해 당면한 과제로 ‘인식과 관심’을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주노동자 중에는 한국어와 한문을 모른다는 이유로 자신이 일하는 곳의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이주노동자 스스로도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웅틴 툰은 17세 때인 1994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 현재 이주민방송 MWTV 대표이자 미디어 교육팀장이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버마행동한국’의 노동국 부장이다. 그는 지난 3월10일 7년 만에 난민 자격을 인정받았다.

고서정기자 himsgo@munhwa.com